"웃음 속에 감춰진 진실, 풍자로 드러낸 언론의 민낯"-O Teri
synopsis : 『O Teri』, 인도식 풍자의 광란 - 정치와 언론의 허상을 쏘다
『O Teri』는 인도 사회의 부패, 정치 스캔들, 언론의 선정주의를 한데 버무려 >블랙 코미디와 풍자극으로 풀어낸 2014년작 힌디 영화이다. 우메쉬 비스트 감독의 이 작품은 뉴스 채널에서 일하는 두 명의 젊은 기자 '프란탑 프라탑(일명 PP)'과 '에이즈'가 우연히 거대한 스캔들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실제 인도 정치와 언론이 결탁된 현실을 희화화하며 비판한다.
이 영화는 단순한 코미디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다. 진실이 묻히고, 시청률이 진실을 이긴 시대를 배경으로, 기자라는 직업이 어떻게 상업주의에 물들어가는지를 그려낸다. 주인공들은 처음엔 무능하고 유치해 보이지만, 극의 후반부로 갈수록 시스템에 의문을 제기하며 점차 ‘저널리즘의 본질’에 다가선다.
무엇보다 영화의 중심에는 언론의 역할과 책임이 놓여 있다. ‘시청률’을 위해 기묘한 생강 모양의 가네샤를 특종으로 내보내는 현실, 진짜 뉴스보다 '자극적인 가십'이 우선시되는 미디어 환경은 한국을 비롯한 현대 사회의 언론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이처럼 『O Teri』는 특정 국가나 시점에 국한되지 않고,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언론 비판극으로 확장될 수 있는 보편성을 갖추고 있다.
또한 ‘시체가 사라진다’는 설정은 블랙 코미디의 전형적 장치를 따르면서도,진실을 숨기려는 권력의 악의성을 직설적으로 풍자한다. 시체는 단순한 신체가 아니라, ‘증거’이자 ‘정의’이며, 권력이 두려워하는 진실의 실체다. 이 시체를 찾아 나서는 여정은 결국 진실을 추적하는 자의 헌신을 상징하며, 영화가 지닌 정치적 비판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강화한다.
>『O Teri』는 각본상 허술함과 과잉된 유머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그 이면에 담긴 >사회비판의 의도와 미디어의 자기성찰적 시선은 충분히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이 영화는 관객에게 단순한 웃음을 넘어서, 웃음 뒤에 숨겨진 사회 시스템의 병폐를 자각하게 만드는 '웃픈' 텍스트이며, 웃음을 무기로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풍자극의 좋은 예시>라 할 수 있다.
summary: 시체와 함께 사라진 진실, 두 기자의 뒤엉킨 추적극
『O Teri』는 뉴스 채널 K-28에서 일하는 두 명의 기자, 프란탑 프라탑(PP)과 그의 동료 에이즈가 전면에 나선다. 둘은 시청률 부진으로 인해 항상 ‘썸네일용’ 자극적 뉴스만 쫓는 비주류 기자들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거대한 정치 스캔들의 중심이 되는 시체와 마주하게 되고, 이 시체가 사라지면서 진실 추적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시작은 우연처럼 보였지만, 그 시체는 거대한 부패 구조의 중심 인물로, 이를 통해 정계, 재계, 그리고 언론까지 얽힌 비밀스러운 공모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PP와 에이즈는 처음엔 그것을 단순한 스토리 소스로 생각하지만, 사건이 커지고 자신들의 목숨까지 위협받게 되면서이 모든 구조가 국가적 부정부패의 증거임을 깨닫는다.
채널의 간판 앵커 모나리카는 처음엔 이들을 비웃지만, 점차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편집국 내부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된다. 시체를 찾아 나선 이들의 여정은 곧 사회 정의를 향한 여정으로 바뀌며, 이는 언론의 본질을 되묻는 전환점으로 기능한다.
한편, 영화는 이를 단순한 스릴러가 아닌 풍자와 과장, 유머로 풀어낸다. 정계 인사들은 허풍스럽고 무능하게, 언론인은 이기적이며 비겁하게 묘사된다. 이는 현실에서 ‘정의’보다 ‘이익’이 우선시되는 구조에 대한 비판을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결국 두 기자는 사라진 시체를 되찾고, 이를 통해 진실을 전 국민 앞에 폭로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진짜 뉴스보다 시청률을 더 중요시하던 방송국은 이 특종조차도 ‘쇼’로 소비하며 상업화한다. 영화는 이 아이러니를 통해, 진실조차도 상품화되는 사회의 씁쓸한 현실을 정조준한다.
『O Teri』의 줄거리는 한 편의 코믹 미스터리이자, 언론과 정치의 결탁을 조롱하는 블랙 풍자극으로 기능하며, 단순한 구조 속에 날카로운 메시지를 담아낸다.
#1. 뉴스가 되지 못한 뉴스의 시작
『O Teri』의 도입부는 뉴스 채널 K-28의 내부를 보여주는 메타적 장면으로 시작된다. 프란탑 프라탑(PP)과 에이즈는 방송국에서 가장 ‘무능한’ 기자로 평가되며, 사소한 가십이나 짧은 클립으로 분량을 때우는 데 익숙한 인물들이다. 이들은 항상 시청률을 위해 이상한 것—예: 생강 모양의 가네샤, 날아다니는 닭—을 추적하며 진지한 저널리즘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산다.
하지만 이들의 무기력한 일상이 바뀌는 계기는 단순한 ‘취재 실패’가 아닌,우연히 진실의 중심으로 접근하게 되는 사건이다. 도입부에서 PP와 에이즈는 본의 아니게 정부의 거대한 비리와 연결된 시체를 발견하고, 이를 ‘뉴스로 만들 수 없는 뉴스’라고 생각하며 넘기려 한다.
중요한 전환은 그들이 시체를 실수로 잃어버리면서 발생한다. 이 시점부터 영화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며, 두 주인공은 뉴스가 아닌 현실 정치의 은폐 구조 안에 뛰어들게 된다. 그들이 저널리스트라기보다 ‘사건에 말려든 시민’처럼 보이는 이 초반부 설정은, 영화 전체를 풍자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또한 뉴스 채널 내부의 편집장, 간판 앵커 모나리카, 상업주의적 보도 지침 등은 언론 내부의 ‘정의 실종’ 상태를 드러내는 장치로 기능한다. 언론이 권력에 맞서는 기관이 아니라, 권력을 연성화하고 심지어 장난감으로 활용하는 도구가 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 도입부는, 단순한 블랙 코미디 이상으로 날카롭다.
이처럼 『O Teri』의 챕터 1은 단순한 캐릭터 소개가 아닌,현대 저널리즘의 탈진실화(post-truth) 시대를 비꼬는 강렬한 오프닝이며, 웃음 속에 가려진 사회 비판의 칼끝을 보여주는 서사적 도약점이라 할 수 있다.
#2. 충돌 - 진실의 실종, 권력의 게임
영화가 중반부로 접어들며, PP와 에이즈는 사라진 시체의 정체가 단순한 범죄 피해자가 아니라, 정부 고위층과 관련된 비자금 및 개발 비리의 증거물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충격적인 사실은 언론계 내부에서도 은폐되고 있으며, 언론사 K-28조차 이를 기사화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를 보인다. 두 주인공은 처음엔 이 사안을 ‘뉴스거리’로 생각했지만, 점차 진실을 보도할 수 없는 구조 자체가 문제임을 자각하게 된다.
이 챕터의 핵심은 바로 ‘언론의 자기검열’이다. PP와 에이즈는 뉴스를 제작하려 하지만, PD와 간부들은 "이건 위험하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이슈가 아니다"라며 기사를 막는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무능이 아닌, 조직 전체가 권력에 굴복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언론이 권력의 감시자가 아니라, 권력의 파트너가 된 현실이 풍자적으로 드러난다.
>또한 영화는 이 과정을 유머와 익살스러운 상황으로 그려낸다. 시체를 찾아다니는 두 기자는 매번 어이없는 사건에 휘말리고, 협박, 미행, 내부자의 이중 플레이 등 코믹하면서도 불길한 상황이 반복된다. 그 와중에 등장하는 정부 고위 인사들은 현실을 왜곡하고, 언론과의 밀월 관계를 유지하며 ‘조작된 뉴스’를 만들어낸다.
이 챕터에서의 갈등은 단순한 ‘진실 vs 거짓’의 이분법을 넘어서, ‘보도할 수 있는 진실 vs 침묵해야만 하는 진실’이라는 구조적 패러독스를 건드린다. 시체는 점차 상징화되어, 단순한 범죄의 단서가 아니라 ‘정의의 실체’, ‘폭로의 키’로 자리 잡는다
PP와 에이즈는 본격적으로 도망자이자 내부고발자처럼 행동하게 되며, 주변 인물들도 점차 이 진실을 중심으로 갈등하게 된다. 앵커 모나리카는 처음엔 냉소적이지만, 두 기자가 겪는 고난을 보며 점차 내면의 윤리를 회복하게 된다.
『O Teri』의 중반은 thus, 풍자의 무게가 실질적인 시스템 비판으로 전환되는 지점이며, 웃음 이면에 사회 시스템 전체의 병리를 내포하는 구조적 충돌 구간이다. 영화는 이 지점에서 ‘언론은 왜 존재하는가’, ‘뉴스는 누가 만들고 누가 막는가’라는 질문을 유쾌하게, 그러나 날카롭게 던진다.
#3. 웃음 끝의 진실, 드러난 시스템의 민낯
영화의 절정은 진실의 실체가 드러나고, 두 주인공이시스템 전체와 정면으로 맞서는 국면이다. PP와 에이즈는 마침내 시체를 되찾고, 그것이 정부의 부패를 입증할 수 있는 열쇠임을 확신한다. 그러나 이 시체를 세상에 드러내는 과정은 쉽지 않다. 경찰, 정치인, 방송국 간부까지 모두 ‘은폐’에 가담하고 있으며, 그들은 ‘진실’보다는 ‘체면’과 ‘기득권 유지’를 선택한다.
이 절정부에서 영화는 긴박한 전개와 함께 블랙 코미디의 리듬을 유지하면서도 감정적으로 진지한 지점에 도달한다. 언론 보도를 통해 국민 앞에 진실이 폭로되는 장면은 희극적으로 묘사되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무겁다. 사람들은 뉴스가 아니라 ‘쇼’를 본다고 생각하며, 진실조차도 오락처럼 소비된다.
이 장면에서 PP와 에이즈는 처음으로 기자의 윤리를 자각한 자들로 성장한다. 그들은 단지 ‘보도’를 넘어서, ‘기억’하고 ‘기록’하는 존재로서의 저널리즘 본질에 도달한다. 이는 영화 초반의 유치한 ‘썸네일 뉴스’와의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성장 서사의 클라이맥스를 형성한다.
또한 방송국 내부의 변화도 눈에 띈다. 간판 앵커 모나리카는 회사의 지시를 거부하고, 자신이 뉴스룸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음을 깨닫는다. 그녀는 “뉴스는 공포가 아니라, 용기를 말해야 한다”는 대사로서언론의 존재 이유를 재정의한다.
이처럼 『O Teri』의 절정부는 단순한 ‘사건 해결’이 아니라, 가짜 뉴스와 진짜 언론, 정치와 정의, 쇼와 현실사이의 극적인 충돌이며, 영화의 주제 의식이 집약된 구간이다. 특히 진실을 밝혀낸 후에도 그것이 곧바로 정의로 이어지지 않는 아이러니는, 영화가 가진 현실 비판의 진폭을 더욱 넓힌다.
영화는 이 절정 장면을 통해, 진실은 종종 우습게 여겨지고, 정의는 쇼처럼 소비되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계속 진실을 추적해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남긴다.
리뷰: 웃음으로 날리는 저널리즘의 경고탄
『O Teri』는 겉보기에는 유쾌한 코미디지만, 그 이면에는 언론과 권력, 그리고 진실 사이의 위태로운 줄다리기를 날카롭게 그려낸 블랙 풍자극이다. 인도적 맥락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곧 글로벌한 공감대로 확장되며, 모든 사회가 겪고 있는 ‘뉴스의 퇴행’을 경쾌하면서도 예리하게 드러낸다.
🎬 연출: 과잉과 허술함 사이에서 탄생한 리듬감
감독 우메쉬 비스트는 빠른 전개와 과장된 유머로 시청자의 몰입을 유도하며, 현실의 부조리를 극적 코미디로 재구성한다. 특히 뉴스룸, 방송국, 정부 건물 등 주요 공간을 마치 무대처럼 연극적으로 활용해, 현실을 비틀고 패러디하는 데 탁월한 감각을 보인다. 장르적 톤이 일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 혼란 자체가 현실의 혼탁함을 반영하는 장치로 읽힌다.
🎭 연기: 전형적인 캐릭터, 전형성의 전복
프란탑(PP)과 에이즈는 전형적인 ‘어리숙한 주인공 콤비’로 시작되지만, 영화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시스템을 뒤흔드는 변혁자로 변모한다. 이들의 변화는 단순한 캐릭터 성장 그 이상으로, 기자의 자각과 시민적 각성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반면 간판 앵커 모나리카는 권력과 저널리즘 사이의 중재자로서, 영화의 윤리적 축을 완성한다.
🧠 메시지: 진실은 가끔 웃기다, 그러나 웃고 넘길 수는 없다
『O Teri』의 가장 큰 미덕은 웃음을 통해 진실을 말한다는 것이다. 시체를 쫓는 추적극이자, 진실을 감추려는 자들과 드러내려는 자들 간의 대결이기도 한 이 영화는, 언론의 본질적 존재 이유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뉴스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명제는 너무 당연하지만, 『O Teri』는 그 당연함이 얼마나 지켜지지 않는지를 보여줌으로써저널리즘의 비극적 현실을 드러낸다.
또한 진실이 밝혀진 후에도 시스템은 바뀌지 않으며, 대중은 쉽게 잊고, 언론은 다시 시청률을 좇는다. 이 엔딩은 씁쓸하면서도 현실적이다. 정의가 승리하지 않아도, 진실을 말하는 이들이 존재해야 한다는 윤리적 메시지는 마지막까지 관객의 뇌리에 남는다.
🎞️ 유사작 비교와 장르적 위치
『O Teri』는 인도 영화이지만, 아론 소킨의 『The Newsroom』, 톰 매카시의 『Spotlight』, 심지어 아담 맥케이의 『Vice』 등과도 결이 닿아 있다. 다만 이 영화는풍자와 코미디라는 장르를 전면에 배치하여 더 대중적이고, 동시에 사회비판적 시선을 날카롭게 유지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결국 이 영화는 뉴스가 뉴스를 닮지 못하는 시대에 던지는 경고이며, 웃음이라는 가장 친숙한 장치를 통해 진실이라는 가장 불편한 화두를 던지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