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선택이 아니라 용기다 – , 동거로 시작된 진짜 사랑의 여정”
synopsis
현대 인도 로맨스의 정수를 보여주는 영화 <OK Jaanu>는,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도시 청춘 남녀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매니 라트남의 탄탄한 원작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감독 샤드 알리가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2017년 인도 힌디어 로맨스 영화로 개봉하여 젊은 세대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 환경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며 살아가는 두 주인공, 아디와 타라. 각자의 꿈과 야망을 좇으며 살아가던 이들은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서로에게 점점 빠져들게 되고, ‘결혼’이라는 전통적 제도 대신 동거를 선택하며 서로의 감정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단순한 연애담에 머무르지 않는다. ‘결혼’이라는 사회적 틀에 대한 회의, ‘커리어 우선주의’로 살아가는 현대 청춘들의 고민, 그리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아디와 타라는 서로를 뜨겁게 사랑하지만, ‘사랑한다고 반드시 함께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다른 방향을 바라본다. 이들의 여정은 동거를 통해 시작되지만,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특히 알츠하이머를 앓는 고피 삼촌 부부의 깊은 애정에서 감정적 충격을 받으며 사랑의 본질을 새롭게 깨닫게 된다.
또한 영화는 도시적인 비주얼과 현대적인 감성으로 가득하지만, 인도 전통의 가족관과 감정의 깊이를 결코 가볍게 다루지 않는다. A. R. 라흐만의 감성적인 음악은 각 장면의 감정선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며, 여운을 남긴다. 타라와 아디의 관계는 결국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가장 솔직한 해답을 찾게 되는 여정으로, 많은 청춘들에게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OK Jaanu>는 사랑과 자유, 현실과 감정 사이의 경계에서 방황하는 모든 이들에게 던지는 아름다운 질문이자, 그 자체로 하나의 대답이다.
summary
도시 뭄바이를 배경으로 한 <OK Jaanu>는 젊은 세대의 자유로운 연애관과 전통적인 결혼 제도 사이의 갈등을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려낸다. 주인공 아디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을 꿈꾸는 게임 디자이너이며, 타라는 파리로 유학을 준비 중인 건축가이다. 두 사람은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만나 강한 끌림을 느끼고, 짧은 대화를 통해 서로의 가치관과 인생관에 공감하며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결혼이라는 구속을 원하지 않는 두 사람은 연애의 새로운 형태로 동거를 선택한다.
그들이 함께 생활하게 된 집에는 고피 삼촌과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그의 아내 차루가 함께 살고 있다. 부부는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진정한 사랑의 상징이자, 아디와 타라에게 있어 미래의 또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다. 동거 생활이 무르익으며 아디와 타라는 깊은 감정을 느끼지만, 각자의 커리어와 독립적인 인생 계획으로 인해 '결혼'이라는 선택을 망설인다. 가족들의 간섭, 사회적 시선, 그리고 서로를 향한 감정이 복잡하게 얽히며,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떠날 준비를 한다.
그러나 차루가 길을 잃고 사라지는 사건을 계기로, 아디와 타라는 진정한 사랑이란 단순한 감정보다 더 깊은 헌신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함께하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실감한 두 사람은 결국 서로를 향한 진심을 인정하며, 각자의 꿈과 함께 사랑도 포기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영화는 "결혼은 어리석은 자들의 것"이라 말하던 그들이 결국 "그래, 우리 바보가 되자"라고 말하는 순간으로 마무리된다.
#1. 운명 같은 첫 만남, 그리고 다가오는 변화
도시의 활기와 복잡함 속에서 살아가는 아디는 열정적인 게임 디자이너다. 그는 늘 늦잠을 자고,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자유로운 삶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 아디가 기차역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자, 타라. 그녀는 한 남자와 이별을 고하고 분노에 휩싸여 있었고, 아디는 본능적으로 그녀에게 끌렸다. 이후 친구 제니의 결혼식장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서로가 단순한 스쳐가는 인연이 아님을 직감하게 된다.
결혼식장에서의 짧은 대화는 이들의 성격과 가치관을 드러낸다. 타라는 건축가로서 파리 유학을 준비 중이고, 아디는 실리콘밸리 진출을 꿈꾸는 청년이다. 둘 다 결혼에 부정적이며, 사랑은 하되 속박은 원치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처럼 결혼이라는 제도를 거부하는 두 사람은 처음부터 솔직하고 가벼운 관계를 지향한다. 하지만 동시에 서로에게서 놓칠 수 없는 특별함을 느끼고, 감정은 빠르게 깊어진다.
타라와 아디는 점차 더 자주 만나게 되고, 가벼운 장난과 유머, 공통의 관심사 속에서 특별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데이트 중 아디는 타라에게, 그녀의 과거 연애사와 가정사를 묻는다. 타라는 어릴 적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해 사랑과 결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고, 그 상처가 그녀를 더욱 독립적이고 강인한 여성으로 만들었다. 그런 그녀의 이야기는 아디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그는 점점 타라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이윽고 타라와 아디는 서로의 감정을 부정하지 않기로 한다. 하지만 둘 다 커리어를 우선시하는 입장이었기에 결혼은 부담스러운 선택이다. 그러자 아디는 동거를 제안한다. 혼전 동거라는 인도 사회의 금기된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영화는 현실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그린다. 아디는 삼촌 고피가 운영하는 집에 타라가 함께 살 수 있도록 부탁하고, 갈등 끝에 허락을 받는다. 이제 본격적인 ‘둘만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2. 사랑이라는 이름의 실험실
타라와 아디는 고피 삼촌과 알츠하이머를 앓는 차루 이모가 살고 있는 집의 2층에 함께 동거를 시작한다. 이들의 동거는 단순한 연애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둘 다 ‘결혼’이라는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감정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시험해보는 일종의 실험이다. 처음엔 모든 것이 설렘으로 가득하다. 함께 요리하고, 게임을 하고, 밤늦도록 대화를 나누는 일상이 행복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이 행복은 오래가지 않는다. 현실의 무게가 그들의 관계에 스며들기 시작한다.
두 사람의 동거 사실은 결국 가족에게 알려지게 되고, 특히 아디의 형과 형수는 이를 충격으로 받아들인다. 타라의 어머니 역시 분노와 실망 속에서 직접 찾아와 항의하며, 딸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디는 형 앞에서 쩔쩔매고, 타라는 어머니와 격렬한 언쟁을 벌인다. “결혼이 꼭 사랑의 증거인가요?”라는 타라의 반문은, 그녀가 얼마나 기존의 전통적 관계 방식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외부의 압박은 두 사람 사이에 처음으로 균열을 만든다.
그 와중에 차루 이모와 고피 삼촌 부부의 관계는 타라와 아디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기억을 점점 잃어가는 차루를 정성껏 돌보는 고피의 헌신은,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단순히 설렘이나 자유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삶의 동반자라는 개념. 차루가 실종되는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은 고피의 절절한 모습을 목격하게 되고, 그 장면은 타라와 아디의 감정에 큰 흔들림을 안겨준다.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책임과 지속적인 노력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아디와 타라는 서로에 대한 애정을 포기하지 않으려 애쓴다. 그러나 각자의 미래, 타라는 파리 유학, 아디는 미국 실리콘밸리 진출이라는 커리어 목표가 그들을 계속해서 갈라놓는다. "단지 몇 달간의 행복을 위해, 인생 전체를 포기할 수 있을까?"라는 현실적 질문 앞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붙잡으면서도 밀어내야 하는 복잡한 감정 속에 빠지게 된다. 이 장은 관계에 대한 환상이 깨어지는 시점이며, 현실적인 사랑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3. 사랑, 그 이름의 결말
동거를 시작한 지 6개월, 타라와 아디의 관계는 점점 더 깊어졌지만 동시에 이별의 시계도 째깍째깍 다가오고 있었다. 타라는 파리 건축대학으로부터 최종 합격 통지를 받았고, 아디는 미국 LA 게임회사로부터 초청을 받는다. 이제 두 사람은 각자의 꿈을 향해 떠나야 하는 시점에 놓이게 된 것이다. 그들은 "남은 열흘 동안만이라도 싸우지 말자"는 약속을 하고, 일종의 작별 파티처럼 시간을 보내기 시작한다. 함께 여행하고, 요리하고, 서로의 미래를 상상하며 웃고, 안고, 울며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 하지만 이별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한편, 알츠하이머가 악화된 차루 이모는 어느 날 집을 나가 실종된다. 고피 삼촌은 아내를 찾아 동분서주하고, 아디와 타라도 함께 나서 그녀를 찾는다. 이 과정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두 사람에게 아주 중요한 감정의 전환점이 된다. 한평생을 헌신하며 사랑해온 고피의 절절한 모습 속에서 아디는 처음으로 ‘사랑은 평생 함께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는 타라에게 묻는다. “네가 길을 잃어도 내가 널 찾을 거라는 걸 믿니?” 타라는 대답한다. “믿어.”
결국 차루 이모를 찾고 집으로 돌아온 후, 아디는 진심을 고백한다. “어디든 가도 좋아. 파리도, 미국도. 하지만 네가 떠나기 전에 나와 결혼해줘.” 언제나 결혼을 거부하던 그가 처음으로 결혼이라는 책임을 받아들이는 순간이었다. 타라는 잠시 머뭇거리지만, 그 말에 눈물을 머금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우리 바보가 되자.” 그렇게 영화는 ‘결혼은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했던 두 사람이, 결국 서로를 위해 기꺼이 바보가 되기로 선택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이 장면은 단지 한 커플의 사랑이 완성되는 순간이 아니다. 이는 현대 청춘들이 겪는 혼란과 감정의 흐름, 자유와 헌신 사이에서의 균형, 그리고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여정의 끝이자 새로운 시작이다. 사랑이란 감정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으며, 결심과 책임, 그리고 함께 걸어가겠다는 용기에서 완성된다는 것을 영화는 조용히, 그러나 깊이 있게 전한다.
리뷰
영화 <OK Jaanu>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도시 속 청춘 남녀가 겪는 감정의 불안정성과 현실 사이에서의 갈등을 섬세하게 포착한 현대 도시 로맨스의 진수다. ‘결혼’이라는 전통적 틀에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결국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탐색하는 여정을 그려내며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이는 단지 인도 사회의 청춘만이 아닌,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젊은 세대의 새로운 연애관과 결혼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감독 샤드 알리는 원작 <O Kadhal Kanmani>의 정서를 충실히 재현하면서도, 힌디 관객에게 맞춘 감각적인 연출로 작품을 새롭게 탄생시켰다. 특히 뭄바이라는 도시의 공간성을 활용한 배경 연출과, 빠른 템포의 장면 전환, 그리고 세련된 색감은 ‘도시 연애’라는 테마를 더욱 매력적으로 전달한다. 아디 역의 아디티야 로이 카푸르와 타라 역의 슈라다 카푸르는 각자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특히 타라 캐릭터는 현대적이며 독립적인 여성상을 대표하면서도, 사랑 앞에서 점차 마음을 열어가는 내적 성장 과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A. R. 라흐만의 음악은 이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도시적이고 트렌디한 분위기부터 클래식한 인도풍 멜로디까지 절묘하게 어우러진 사운드트랙은 감정선의 흐름을 한층 풍부하게 만든다. 특히 “Enna Sona” 같은 러브 테마는 극중 인물들의 감정 변화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음악과 영상이 하나의 감각적 경험으로 어우러지는 장면들은 <OK Jaanu>를 단순한 멜로 영화 그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가 진정 빛나는 지점은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진솔한 탐구에 있다. 사랑은 뜨거운 감정이기도 하지만, 함께 늙어가는 것에 대한 약속이고, 기억을 잃어가는 사람을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헌신이기도 하다. 고피 삼촌과 차루 이모의 서브플롯은 젊은 커플의 이야기를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철학적 기반이 되어주며, 관객에게 진짜 사랑의 의미를 되묻는다. 결국 이 작품은 ‘결혼은 바보들의 선택’이라는 선언으로 시작해, ‘그래, 우리도 바보가 되자’라는 감동의 반전으로 끝나며, 관객의 마음에 따뜻한 울림을 남긴다.
<OK Jaanu>는 인도식 청춘 멜로의 전형을 따르면서도, 동시에 새로운 세대를 위한 감성적이고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로 자리매김한다. 사랑과 자유, 꿈과 책임 사이에서 흔들리는 모든 이들에게, 이 영화는 부드럽고 진지한 어조로 말한다 — “사랑은 결국, 함께하겠다는 용기에서 시작된다.”